영어뇌 만들기 프로젝트 상식1/24  [ 들을 수 없어도 말할 수 있다 ]

Many complain of their looks, but none of their brains.

외모를 불평하는 사람은 많지만, 뇌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유태인 격언


들을 수 없다면 말할 수 없다?

아뿔싸! Oh, my God!


영어를 귀로 들을 수 없으면 말도 할 수 없고 입으로 말할 수 없으면 귀로도 들을 수 없다는 주장은 내가 들어 본 영어에 대한 ‘미신’들 가운데 가장 어이없고 비과학적임과 동시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이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말을 한두 번쯤 들어보셨을 테지만 이 말의 진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분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위 유명강사들도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오히려 유명할수록 경험에 의지해 이런 잘못된 상식을 스스로 철썩 같이 믿고 별다른 죄의식 없이 가짜 상식을 퍼트린다. 심지어 영어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본인이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잘하게 된 원리를 모르면 효율적으로 잘 가르칠 수 없다. 재밌게 가르치는 것과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수업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실력이 안 느는 경우도 많다. 또 시험 점수는 오르는데 평생 영어를 듣고 말할 수 없게 만드는 강좌도 많다. 솔직히 우리들 대부분이 그 피해자 아닌가?

“그 사람 말대로 하니까 정말 영어가 되던데요?”라고 말하고 싶은 분께는 그 방법이 아니었다면 같은 노력으로 더 빨리 영어를 잘 하게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영어를 가르치려면 영어만 잘할 게 아니라 뇌과학의 원리를 잘 아는 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트랜드가 실제로 그렇게 바뀌고 있다. 영어를 가르치든 수학이나 미술, 음악을 가르치든 뇌의 작동 원리를 알면 어떤 분야든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들을 수 없어도 말할 수 있는 과학적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헬렌 켈러를 떠올리면 바로 답이 나온다.


만약 귀와 입이 씽크로나이즈드 스위밍처럼 짝을 이룰 때만 언어라는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귀가 들리지 않았던 헬렌켈러 여사는 어떻게 말을 배웠을 것이며, 회화를 못하는 토익 고득점자는 왜 그리도 많은 걸까? 정말이지 이상한 일 아닌가?

이는 뇌로 정보가 들어가는 INPUT 신경로와 뇌에서 정보가 나오는 OUTPUT 신경로가 철저히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INPUT 신경로가 손상돼도 OUTPUT 신경로가 건강하면 INPUT 기능이 없어도 OUTPUT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OUTPUT 신경로가 손상돼도 INPUT 신경로가 건강하면 INPUT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후자의 사례로는 말을 잃어버리는 실어증을 들 수 있다.


언어의 4대 영역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에 INPUT은 듣기와 읽기이고 OUTPUT은 말하기와 쓰기이다.


헬렌켈러는 생후 19개월 때 뇌척수막염으로 추정되는 질병으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어버렸다. 시각과 청각은 뇌에 정보를 집어넣는 INPUT 감각 신경이다. 그렇지만 설리반 선생과 함께 각고의 노력으로 헬렌켈러는 말하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영어로.

토익 900점이 넘는데 외국인을 만나면 쩔쩔매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아직도 많다. 토익에는 Listening Comprehension 즉 LC라는 INPUT 감각 능력 평가 영역이 있지만 말하기를 평가하는 항목은 없다. 그러니 900점을 받든 990점 만점을 받든, 말하기 훈련을 따로 하지 않으면 과묵한 영어 고득점자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능영어도 똑같다.

즉,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영어 평가 시스템에는 말하기 능력과 관련된 항목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평소 영어를 말할 일도 없고, 영어점수를 따기 위해 영어 말하기를 할 필요도 없는 시스템 안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비정상인 것이다.


영어를 못하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오히려 매우 정상인이다.


일부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면 시스템상 영어를 잘하기가 원래부터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상위권이래야 아무리 높게 잡아도 10% 이내다. 즉, 100명 가운데 90명은 10년 이상 영어수업을 듣고도 여전히 영어를 잘 못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웃나라 일본은 더 이상한 나라라고 한다).

앞으로 포스팅을 통해 게재할 시리즈 칼럼들은 이런 문제점과 의문들에 대한 확실하고도 과학적인 해결책을 담고 있다. 내용을 알고 나면, 발음할 수 없으면 들을 수 없다거나 들을 수 없으면 말할 수 없다는 등의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영어실력에 방해가 되는 미신들에 더 이상 속지 않아도 된다.

뇌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속된 말로 흔히 ‘무뇌아’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무뇌아란 뇌가 없는 선천적 기형아로, 실제로 뇌의 일부나 전체 조직이 없는 채로 태어나는 아이를 뜻하며, 이런 증상을 의학에서는 무뇌증anencephaly이라고 한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생각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움직일 수조차 없다.

또, 생각을 못하기 때문에 말은 당연히 못한다. 이런 아이들 중에도 생명유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일부분이 남아 있는 아이들은 숨만 간신히 붙은 채로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다.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이렇게 전적으로 뇌에 달려 있다. 아무리 고매한 척하는 사람일지라도 뇌에 문제가 생기면 그날로 우아한 삶과는 작별을 고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리적 생명의 본질이다.


뇌가 없으면 걷지도, 먹지도, 말하지도, 노래하지도 못한다. 영어야 새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도 뇌의 작동 원리를 모른 채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강사들과 교육계의 인식체계가 나는 매우 불만이다. 영어뇌 만들기 프로젝트 시리즈의 대전제는 너무도 자명하고 당연한 과학적 상식들이다. 이 상식을 올바로만 이해한다면 이전에 믿고 따르던 영어에 관한 가짜 상식들이 통째로 뒤집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본 포스팅은 지금은 절판시켰지만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필자의 저서, ‘뇌 속에 영어가 산다의 본문을 업그레이드한 것입니다. 향후 개정판 출간을 위한 초고이므로 따끈한 신작의 초안을 미리 보신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편안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건전한 비평과 의견 교환, 협업 요청, 질문 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리고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비생산적 딴지와 비판을 위한 비판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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